이 음반은 바로크 시대 독일 음악과 긴밀한 교류를 주고받으며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만들어냈던 폴란드 음악의 다양한 면모를 담고 있다. 서유럽 음악의 성과를 받아들이면서도 슬라브 음악 특유의 색채가 배어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데, 포드비엘스키의 건반 프렐루디움이나 사르진스키의 성악 콘체르토는 단지 희귀한 음악 이상의 예술적 성취와 매력이 담겨 있다. 서유럽의 다양한 시대악기 앙상블에서 활동한 뛰어난 폴란드 연주자들로 구성된 알라 폴라카 앙상블이 멋진 연주를 들려주며, 특히 청아한 매력의 소프라노 이보나 리시니오프스카-루도비치는 새로운 발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는 폴란드 바로크 음악의 가장 매력적인 앤솔리지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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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 시대 폴란드는 문화적으로 독일과 상당히 가까웠고 슬라브 문화와 게르만 문화의 교차지역이었다. 따라서 동시대 체코처럼 서유럽의 음악 스타일을 많이 공유하고 있는데 이번에 나온 음반은 바로 이런 폴란드의 바로크 작곡가들을 조명한다. 물론 10년 전에도 베지그나 야스쿨스카(Dorian)가 투티 에 솔로 앙상블과 함께 폴란드의 바로크 음악을 녹음했고, 폴리쉬 방송 쳄버 오케스트라(Olympia)가 무지카 안티쿠아 폴로니키라는 앨범을 내놓기도 했다.

알라 폴라카 앙상블의 이 앨범은 대부분 폴란드 작곡가들의 음악을 수록했지만, 조반니 바티스타 루파리니처럼 크라쿠프 성당에서 활동했던 이탈리아 작곡가도 포함시켰다. 많은 곡들이 매력적이지만, 특히 얀 포드비엘스키의 바르샤바 오르간 타블라처 작품집 중 프렐루디움은 짧지만 상당히 신선하다. 파울리나 킬라르스카가 하프시코드로 연주한 이 곡은 북스테후데의 건반 악기 음악처럼 짜릿한 흥분을 맛보게 한다. 스나티수아프 사르진스키의 작품이 세 곡이나 포함되어 있는데, 이탈리아의 음악적 세례를 받은 이 흥미로운 작곡가는 폴란드 바로크 음악의 정점이 아닐까? 그만큼 사르진스키의 음악은 상당히 세련되고 대단히 친근하게 다가온다. 동시대 독일이나 이탈리아 음악의 모든 장점들을 흡수해서 자신만의 음악으로 살려내었다. 소프라노 이보나 리시니오프스카-루보비치의 목소리는 섬세한 표현력을 지니고 있고, 투명하고 깨끗한 발성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알라 폴라카 앙상블의 멤버들은 쾰른에서 콘라트 융헤넬, 바바라 슐리크, 카이 베셀 등과 함께 시대악기를 공부한 폴란드 출신의 연주자들이다. 아르테 데이 수오나토리, 앙상블 이네칼, 무지카 플로레아, 카펠라 사바리아를 비롯한 동구권의 시대 악기 연주의 수준이 괄목할 만큼 성장해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월간 La Musica -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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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IOUS - BAROQUE IN POLAND: CHURCH AND COURT MUSIC/ ENSEMBLE ALLA POLACCA [SACD HYBRID] [폴란드 바로크 음악: 교회와 궁정 음악 - 알라 폴라카 앙상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