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마지막 카리스마 지휘자, 마렉 야노프스키가 브루크너 사이클과 함께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프랑스 근대 작곡가들의 교향악 걸작선, 두 번째 음반은 댕디의 <세반 교향곡>과 생상스 교향곡 2번, 그리고 쇼숑의 교향시 <축제의 밤>이다. 마르틴 헬름첸의 로맨틱한 피아니즘과 함께한 <세반 교향곡>의 우아하고도 그윽한 풍광을 펼치는 빼어난 하모니는 그 어떤 명연을 능가하는 걸작 녹음이다. 군더더기 없는 명확함과 박력이 이어지는 생상스와 쇼숑에 이르기까지 알프스의 장엄한 아름다움을 연상시키는 걸작녹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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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후반 프랑스 근대음악계를 이끌었던 세 작곡가의 관현악작품들을 함께 모은 음반이다. 수록된 세 작품 모두가 녹음 횟수가 그리 많지 않은 작품들이기에, 레퍼토리의 희소성 면에서 프랑스 근대관현악 애호가들에게 상당한 환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교향곡 3번 ‘오르간’의 유명세에 완전히 가려진 비운의 작품인 생상스의 교향곡 2번은 물론, 댕디의 대표걸작으로 손꼽히는 ‘프랑스 산사람들의 노래에 의한 교향곡’ 역시도 작품의 유명세에 비해서는 음반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앙세르메의 조련 이후 여전히 프랑스 관현악 장르에서 상당한 강점을 나타내고 있는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의 세련된 연주와 펜타톤(PentaTone)이 자랑하는 고해상도의 뛰어난 레코딩 사운드가 더해진 만큼 여러모로 이런 종류의 레퍼토리를 원했던 애호가들에게 상당한 만족감을 안겨줄만한 음반이다.

‘프랑스 산사람들의 노래에 의한 교향곡’은 통상적인 피아노 협주곡의 외양을 갖추고 있는 작품이지만, 독주 피아노의 역할은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는 협주곡의 솔리스트와는 달리 전체 관현악의 큰 테두리 안에서 전체적인 소노러티를 보다 치밀하고도 화려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에 치중하는 편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좀처럼 크게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헬름헨의 피아노는 이러한 작품의 성격을 충분히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주자의 간결한 터치와 또렷한 아티큘레이션은 야노프스키가 잘 정돈해놓은 오케스트라의 담백한 사운드와 훌륭한 조화를 만들어낸다. 독주 피아노가 가장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부분인 2악장의 전반부에서도 헬름헨은 다소곳한 매무새의 연주로 전반적인 연주의 뉘앙스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1악장의 목가적인 평온함과 2악장의 섬세한 서정, 그리고 마지막 악장의 리드미컬한 활기를 적절히 연출해낸 야노프스키의 지휘도 만족스럽다.

생상스의 교향곡 2번은 사람들의 관심권 밖에 방치되기에는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는 작품이다. 진지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긴 서주 이후 푸가 스타일로 역동적으로 전개되는 1악장, 어딘지 프랑크 교향곡의 가운데 악장을 연상케 만드는 2악장, 통상적인 스케르초 구성을 탈피한 3악장, 흥겨운 타란텔라 풍의 마지막 악장까지 나름의 매력거리들을 갖춘 작품이며, 각 악장들의 개성을 잘 살려낸 야노프스키의 지휘와 잘 정돈된 텍스처와 화려한 색채감을 겸비한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딱히 나무랄 곳이 없다.

- 월간 La Musica - 이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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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LLE SAINT-SAENS/ VINCENT D`INDY/ ERNEST CHAUSSON - SYMPHONIE SUR UN CHANT MONTAGNARD FRANCAIS/ MARTIN HELMCHEN, MAREK JANOWSKI [SACD HYBRID] [생상스, 댕디, 쇼송: 교향악 걸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