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베일리’와 첼로의 ‘시몬 디너스테인’, 두 명의 연주자가 베토벤의 작품을 함께 연주하기 위하여 조우하였다. 그 두 명의 연주자는 첼로와 피아노라는 각각의 분야에서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연주자들이다. 더욱이 이들은 실력뿐 아니라 아름답고 매력적인 외모 또한 지니고 있어 대중성에도 한 몫 하고 있다. 본 작에서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앨범 자켓의 이미지와는 서로 상반되게, 강인하고 터프한 인상의 베일리는 상냥하고 부드러운 연주를 들려주고 있고 얌전하면서도 가녀린 느낌의 디너스테인은 당당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카네기 홀에서 최고의 실내악 부문 ‘샘 샌서스’ 상을 수상하였던 그 명성을 이 앨범에서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너무나 유명한 ‘첼로 소나타 제3번, op.69'는 앨범의 정점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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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락이 드디어 비장의 카드를 뽑아들었다. 이 레이블의 간판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두 사람의 독주자를 통해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전력을 집중시킨 것이다. 요컨대 비장의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쇼스타코비치를 비롯한 일련의 앨범을 발표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쥘 베일리와 바흐의 골드베르크 음반으로 뜨거운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시모네 디너스타인이 뭉친 것이다.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다섯 곡과 변주곡 세 곡을 두 장의 음반에 담은 이 앨범은 그동안 그들에게 쏟아졌던 찬사가 쓸데없는 말잔치가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하다. 베일리와 디너스타인은 1번 소나타의 인트로부터 강력한 인상을 심어준다. 단단한 근육질의 묵직하게 다가오는 스타일은 오랜만에 맛보는 추억의 향기였다. 마치 로스트로포비치와 리흐테르의 연주처럼 거침없이 앞으로 내달린다. 전반적으로 이들이 그려내는 베토벤은 젊음으로 넘쳐나고 있다.

베일리와 디너스타인이 놓치고 있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4번 소나타의 2악장 마디 14에서 베일리는 감탄할 만한 보잉의 전환을 들려주며, 이어 마디 104와 108 사이의 16분 음표 또한 보다 명징하고 뚜렷하게 연주한다. 다만 작곡가가 악보 위에 표시한 돌체나 에스프레시보의 악상 기호가 의미하는 것은 단순히 부드럽고 풍부한 뉘앙스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하나의 이미지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베토벤이 명확하게 독일어로 표기한 'Ausspielen'을 단순히 느리게만 연주하는 것으로 해결하려 했다는 점은 사소한 듯 보이지만 대단히 중요한 요소를 간과하고 있는 듯하다. 이들의 연주는 그런대로 나쁘지 않지만, 여전히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월간 La Musica -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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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DWIG VAN BEETHOVEN - COMPLETE WORKS FOR PIANO AND CELLO/ ZUILL BAILEY, SIMONE DINNERSTEIN [주일 베일리 & 시모나 디너스틴: 베토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