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소리 땅의 소리 - 아라리 [10주년 기념 음반]

[하늘의 소리 땅의 소리]는 토속 민요를 기반으로 하여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국악전공자들과 민요 PD와 공연기획자의 만남으로 시작되었다. 틈나는 대로 모여 함께 듣고 토론 하면서 원석 덩어리와도 같은 토속민요를 새로운 음악으로 되살리는 일에 매달린 지 10여 년, 그 작은 결실이 음반으로 만들어져 나오게 되었다.

2004년 8월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하늘의 소리…] 제1회 정기 공연은 정악과 함께 토속민요가 본격적으로 무대에 오른 최초의 공연이었다. [하늘의 소리…]가 동연을 통해 국악계에 ‘토속민요를 활용한 국악창작’이라는 화두를 던진 셈이다. 그로부터 7년여에 걸쳐 지역별, 주제별로 도합 열 번의 공연이 이루어 졌고, 무대에 올린 토속민요는 60여 곡에 이른다. 그러는 동안, 내부적으로는 토속민요를 활용하는 다양한 창작 실험이 이루어졌다. 기악곡과 성악곡 사이에서, 원형 재현과 순수 창작 사이에서 고민했고, 작곡가와 연주자의 역할을 두고도 시행착오를 겪었다. 참신한 시도로 인정받은 민요 극과 전통혼례식 음악은 자랑으로 남지만,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지 못한 일은 부끄러움으로 남는다.

이 음반에 실린 곡들은 60여 곡의 공연 곡 중에서 잘된 것들을 골라 회원들의 연주로 최근에 새로 녹음한 것이다. 앞부분에는 지역별로 공연했던 토속민요를 싣고, 중간에 공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실황녹음을 한 도만 넣었다. 뒷부분에는 생활 속의 국악을 기치로 특별 기획한 전통혼례식 음악을 실었다. 여기에는 토속민요를 활용한 곡과 전통가곡 풍의 창작곡이 함께 실려 있다.

이 음반은 토속민요를 화두 삼아 길을 떠난 [하늘의 소리 땅의 소리] 10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이정표이다. 세월이 그만큼 지났음에도, 토속민요를 새로운 음악으로 되살려내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은 일로 남아있다. 이제껏 걸어온 길보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훨씬 멀게 느껴진다. 하지만, 묵묵히 길을 걷다 보면 언젠가 여정의 끝을 알리는 이정표가 나타나리라 믿는다. 이 음반이 나오기까지, 그 동안 공연이나 녹음에 참여한 모든 분들과 [하늘의 소리…]를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 드린다.


[민요해설]

민요 [목도소리]는 일꾼들이 앞뒤로 나뉘어 통나무를 메고 가면서 발을 맞추기 위한 노래다. 노랫말이 거의 없는 단순한 노래지만, 앞뒤 패가 주고 받는 소리가 묘하게 엇갈리며 독특한 효과를 낸다.

민요 [어사용]은 나무꾼들이 산에 나무하러 가서 부르는 신세 타령조의 노래로, 한반도 동부 메나리조 민요 권역에서도 경상도 지역 특유의 선율과 시김새를 가지고 있다. 일정한 장단 없이 자유로이 부르는 원시적인 형태의 민요다.

민요 [아부레이수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농요로 꼽을 만한 경북 예천의 모심는 소리다. 독창 부분의 유려한 이 곡을 소재로 하여 정악 도드리 형식의 기악곡을 만들었다.

민요 [아라리]는 강원도 사람들이 산에서 나무를 하거나 나물을 뜯으면서, 밭에서 김을 매거나 뗏목을 타고 가면서 흥얼거리던 노래다. 소박하고 정감 있는 아라리의 선율을 기악곡으로 만들었다. 세 종류의 해금이 주고 받으며 노래하듯 연주한다.

민요 [봉덱이타령]은 전북지방의 ‘산유화’ 또는 영남지방의 ‘어사용’에 뿌리를 둔 노래로, 옛날 떠돌이 악사들이 해금이나 퉁소로 즐겨 연주하던 구슬픈 선율의 곡이다.

[동요해설]

[매롱이소리]
아이들이 매미 우는 소리를 듣고 흉내 내는 노래.

[앞니 빠진 갈가지]
아이들이 앞니 빠진 아이를 보고 놀리는 노래.

[비야 비야 오지 마라]
아이들이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부르는 노래.

[잠자리 잡기]
아이들이 잠자리를 잡으려고 쫓아 다니며 부르는 노래.

[새는 새는 남게 자고]
아이들이 저녁 무렵 온갖 동물들이 잠자리에 드는 모습을 묘사한 노래


[공연 실황]

[가거도 노 젓는 소리]는 한반도 최서남단에 있는 섬 가거도의 해녀들이 어장으로 노를 저어 가면서 부르던 노래이다.


[혼례식 음악]

[식전 연주곡 등달어라(1)]
전남 고흥 지방의 농민들이 농삿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 오면서 부르던 민요 [등 달어라]를 기악곡으로 편곡하였다. 혼례식 전에 배경 음악으로 연주하고나 양가 어머니들이 화촉을 밝히는 대목에서 연주 할 수 있다.

[신랑 입장곡 질꼬내기]
전남 진도 지방의 농민 들이 논매기를 마치고 오면서 부르는 흥겨운 민요 [질꼬내기]를 기악곡으로 편곡 하였다. 전통 혼례식에서는 신랑이 말을 타고 오거나 기러기를 바치러 신부 댁으로 갈 때, 서양식 혼례식에서는 신랑이 입장 할 때 연주 할 수 있다.

[신부 입장곡 배꽃타령]
[배꽃타령]은 원래 황해도 민요로서, 서해 바다를 통해 호남 내륙 지역에까지 널리 퍼져 있다. 이 곡의 밝고 화려한 선율을 살려 기악곡으로 만들었다. 혼례식에서 신부가 입장 할 때 연주 할 수 있다.

[축원가]
축원가는 혼례식, 축가 또는 식전 음악으로 만들어 졌으며, 세마치 장단 부분은 행진 음악으로도 쓰일 수 있다.

[부부행진곡 등 달어라(2)]
전남 고흥 지방의 민요 [등 달어라]의 노랫말을 혼례식에 맞게 고쳐 어린이 들이 불렀다. 백년 가약을 맺은 부부가 행진 할 때 연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