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RAY DISC - 고려장 [한국영상자료원 블루레이 시리즈 17]

한국영상자료원 블루레이 시리즈 17

KEY POINT
김기영 감독의 1963년도 작품 <고려장>이 블루레이로 출시된다. 한국영상자료원이 기획한 고전영화 블루레이 시리즈 중 하나로 이번이 17번째 타이틀이다. ‘고려장’ 설화를 김기영 감독 특유의 기괴한 상상력으로 재해석한 이 영화는 불완전 판본이라 널리 소개되지 못해, 그간 진면목이 가려졌지만 김기영의 영화세계를 제대로 드러내는 대표적 작품으로 손꼽힌다. 이 영화는 2014년 한국영상자료원이 선정한 한국영화 100선의 한 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마성의 미학: 김기영의 독보적인 영화세계
인간의 본능에 대한 자연주의적 묘사, 특유의 문어적 대사, 기괴한 미장센으로 유명한 김기영 감독은 한국영화사, 나아가 전세계 영화사를 통틀어 가장 독보적인 개성을 발휘한 감독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김기영은 1955년 데뷔 이래, 1980년대 초까지 기존의 한국영화와는 전혀 다른 30편 남짓의 영화를 선보였다. 가장 유명한 작품은 물론 <하녀>(1960)일 것이다. 한 중산층 가정에 가정부로 들어온 여성과 불륜을 저지른 남성과 그 가족이 가정부에 의해 파괴되는, 그리고 가정부 역시 희생되는 이 영화는 한국영화 대표작을 뽑는 리스트에서 거의 항상 1, 2위에 오르는 한국영화사의 걸작 중 한 편이다. 이후 김기영 감독은 유사한 설정으로 <화녀>(1971), <충녀>(1972) 등 네 편의 레미이크 작을 만들었다. 최근 봉준호 감독이 칸 영화제에서 자신에게 영향을 준 작품으로 김기영 감독의 <하녀>를 거론함으로써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숨겨졌던 김기영 세계의 진면목: <고려장>
김기영 감독의 대표작, 혹은 대표 시리즈가 <하녀>(시리즈)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1963년 작 <고려장>은 어쩌면 <하녀>만큼이나 김기영의 독보적인 개성을 드러내는 대표작 중 하나다. 다만 이 영화는 오랜 기간 제대로 공개되지 못해 진면목이 가려져 있었다. 110분의 러닝타임 중 25분 분량의 이미지가 소실되어 사운드만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25분의 분량은 여전히 소실된 상태이나, 한국영상자료원이 4K 화질로 복원한 판본이 2019년 6월, 볼로냐복원영화제에서 소개되면서 국내외 영화계에 제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전래의 <고려장> 설화를 재해석한 이 영화는 한 빈곤한 마을을 무대로 벌어지는 35년 간의 처절한 이야기를 김기영 특유의 자연주의적 시각으로 담아낸다. 가혹한 굶주림 속에서 마을 주민들은 최소한의 인간성도 잃어버린 채 생존을 향한 본능만으로 살아가지만, 그 가운데 몇몇은 고귀한 희생을 감당한다. 영화는 이를 통해 본능의 세계에서 문명으로의 이동, 인간성의 회복의 순간을 포착한다. 그리하여 영화는 한국전쟁 후의 처참한 사회상을 투영하는 동시에, 새로운 출발을 향한 희망의 일단을 내비친다. 어머니 역을 맡은 1950-60년대 대표 배우 주증녀의 열연이 돋보인다.

- 역대급 서플먼트
이번 블루레이는 다양한 서플먼트와 사은품을 제공한다. 우선 영화평론가 정성일의 코멘터리가 수록되었다. 정성일 평론가는 <고려장>의 다양한 특성들을 장면장면 꼼꼼하게 분석함으로써 영화의 의미, 나아가 김기영의 영화세계를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와 더불어 소책자에는 영화평론가 김영진의 김기영론과 작품 분석이 포함되었다. 별도로 수록된 <고려장>의 심의대본은 25분의 소실 분량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한편 김기영 영화 예고편 7편을 HD로 새롭게 리마스터링하여 수록하였는데, 2-3분에 이르는, 오늘날의 예고편보다 훨씬 긴 러닝타임에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과 홍보용 내래이션으로 구성된 예고편은 매우 흥미롭다. 그 외 김기영이 데뷔 이전 USIS(미공보원)에서 만든 <나는 트럭이다>의 고화질 리마스터링 버전이 수록되었다. 초판 블루레이를 구입하는 고객에 한해 한국영상자료원이 출간한 김기영 감독에 대한 도서 <전설의 낙인>(이연호)를 무상 증정한다.

- 4K로 복원된 리마스터링 버전
이번 블루레이에 수록된 <고려장>은 2016년 한국영상자료원의 복원으로 재탄생한 판본이기도 하다. 2019년, 영상자료원은 1982년에 기증된 35mm 오리지널 필름으로부터 현존 최고 화질인 4K 해상도로 디지털 복원하였다. 원본 상태가 비교적 좋은 편이어서 상대적으로 만족스러운 품질의 복원이 가능했다. 기존에 DVD가 출시된 적이 있지만, 이번에 고화질로 복원된 블루레이 영상은 <고려장>이라는 영화의 가치를 완전히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5분의 이미지는 멸실되어, 사운드만 남아있다.

SYNOPSIS
칠십의 노인은 선인봉에 올라가 죽는 고려장이라는 관습이 있는 어느 가난한 마을에 한 과부금(주증녀)이 어린 아들 구룡을 데리고 시집을 온다. 그녀를 맞은 남편 칠봉(최삼)에게는 이미 전처들이 낳은 10명의 자식이 있었다. 무당(전옥)은 이 십 형제가 구룡의 손에 죽을 거라는 점괘를 내놓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형제들은 구룡을 죽이려고 독사를 풀지만, 구룡은 죽지 않고 절름발이가 된다. 이에 금은 땅을 받고 구룡과 집을 나간다. 그로부터 20년 후, 구룡(김진규)은 벙어리와 결혼한다. 십 형제 중 셋이 구룡의 아내를 유인해 강간하자 아내는 그들 중 하나를 죽인다. 십 형제 일당이 구룡에게 아내를 내놓으라 협박하자, 구룡은 자신의 손으로 아내를 죽인다. 그로부터 다시 15년 후, 마을에 극심한 가뭄이 찾아온다. 무당은 구룡의 어머니가 아들 등에 업혀 산에 올라가면 비가 올 것이라고 예언하지만 구룡은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복형제들 때문에 옛 애인 간난이(김보애)와 함께 살인 누명을 쓰고 죽을 위기에 처하자, 구룡의 어머니는 자신이 산에 가 비가 오도록 빌겠다며 둘의 목숨을 구해달라 청한다. 그리고 어머니는 구룡에 업혀 산으로 올라간다. 구룡이 어머니를 산에 두고 내려온 후 비가 내린다. 그러나 형제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간난이를 죽인다. 구룡은 십 형제에게 복수를 한 후 마을을 주술로 휘두르는 무당과 고목을 없앤다. 구룡은 간난이의 아이들을 데리고 씨를 뿌리러 간다.

SPECIAL FEATURES
- 음성해설
정성일(영화평론가 & 감독)
자막 : 한국어, 영어
- 나는 트럭이다(김기영 단편)
자막 : 한국어, 영어
- 복원 전후 영상
- 김기영 영화 예고편 모음
- 이미지 갤러리

상품구성
[소책자 Booklet]
- 소책자(한글, 영문)
- 고화질 엽서 3종 세트

[시나리오 레플리카 추가 구성]
[도서 증정 이벤트]
- <전설의 낙인 - 영화감독 김기영> 책 초회한정 1:1 증정